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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예비군 훈련-2

동식 2016.06.20 18:00

강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흡연장소가 있었다. 분대원들 중 흡연자들이 잠시 흡연시간을 가졌다. 나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분대장이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했다. 알고 보니 우리 분대는 10명중에 8명이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다니는 친구들이었다. 오늘은 대학교에서 버스를 전세내서 수십명이 같이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분대장이 자신은 24살이고 예비군 1년차라고 말했다. 분대원들이 이야기하는걸 잠시 들어보니까 분대장은 대학교에서도 과회장을 맡고있고 군대는 카투사를 다녀왔다고 했다. 역시 젊은이들이라 그런지 성격이 밝고 기운이 넘쳤다. 인사를 나눈뒤에 다 같이 강당 안으로 들어갔다.

강당에는 긴 나무의자가 많이 있었다. 앞자리부터 채워서 앉은 다음 교육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예비군들이 모두 들어오자 상병 한명이 단상으로 올라가서 마이크를 잡고 훈련 안내를 시작했다.

훈련 방식은 간단했다. 각 분대의 분대장에게 훈련 기록지와 훈련장 지도가 있는 파일을 하나 준다. 그러면 분대장이 분대원들을 이끌고 훈련장 전체를 돌면서 여러 종류의 훈련을 모두 받는다. 훈련을 받는 순서는 분대장이 자유롭게 정한다. 단 모든 분대는 11시에 강당으로 와서 안보교육을 꼭 받아야 한다. 그리고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이다. 모든 훈련을 다 받은 분대는 마지막으로 강당으로 돌아와서 파일을 제출한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다가 3시 30분부터 파일을 제출한 순서대로 분대별 퇴소가 시작된다.

총 훈련지는 15곳 정도 된다. 각 훈련지는 대기시간이 없을경우 짧으면 10분이면 훈련이 끝난다. 따라서 대기시간을 계산하는게 중요하게 된다. 다른 분대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눈치싸움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대측에서도 초반에 한 훈련지로 사람들이 너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각 분대마다 첫 훈련지를 강제로 지정해줬다. 우리 분대는 매복,장애물 설치 훈련이 첫 훈련지로 지정되었다.

분대장을 따라서 첫 훈련지로 이동했다. 등산을 하듯이 높은 경사의 계단을 5분정도 걸어 올라갔다. 훈련지에 도착하자 먼저 온 분대가 둘이나 있었다. 20분정도 기다린 뒤에 우리 분대도 훈련을 했다. 매복,장애물 설치 훈련은 주로 야간에 적이 침입했을때 대응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이다. 나무 사이에 무릎 높이 정도로 실을 묶은뒤에 거기에 작은 손전등을 설치한다. 그러면 적이 침입하다가 실을 건드리면 손전등이 흔들리면서 자동으로 켜진다. 그러면 야간에 적이 침입한 위치를 쉽게 알수있고 재빨리 대응할수 있다.

클레이모어 설치 훈련은 클레이모어라는 일종의 폭발물을 설치한뒤에 먼 거리에서 리모콘을 들고있다가 적이 가까이 접근하면 리모콘을 눌러서 터트리는 훈련이다. 물론 진짜 클레이모어를 쓰는건 아니고 플라스틱 모형과 가짜 리모콘을 써서 훈련했다.

훈련을 다 받고 다음 훈련지로 이동했다. 다음 훈련지는 사격이었다. 사격은 예비군 훈련의 꽃이라고 불린다. 모든 훈련중 유일하게 진짜 무기를 사용하는 훈련이다. 나도 사격은 여러번 해봤지만 할때마다 긴장된다. 실제로 군대에서 사용하는 소총은 권총보다 총알도 크고 파괴력도 훨씬 강해서 한발만 맞아도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을수 있다.

사격장 아래에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대기하다가 사격장으로 올라갔다. 사격장에는 10개의 사로가 있었고 각 사로마다 병사가 한명씩 도와주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 사로로 가서 엎드려쏴 자세를 취했다. 먼저 소총의 노리쇠를 뒤로 당겨서 장전 준비를 했다. 병사가 나에게 총알 5발이 든 탄창을 건내줬다. 탄창을 총에 넣고 탁 치자 노리쇠가 자동으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총알 1발이 장전됐다. 소총의 조준경 역할을 하는 가늠좌를 통해서 신중하게 표적판을 조준했다.

감독관 역할의 소령이 안전장치를 해제하라고 외쳤다. 소총의 안전장치를 안전에서 단발로 바꿨다. 사격개시 명령이 내려졌다. 숨을 참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콰앙 하는 굉음에 가까운 소리와 내 어깨를 주먹으로 때리는것 같은 총의 반동이 느껴졌다. 엄청난 박력이 내가 살상무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총알이 표적판에 명중할때마다 총알의 힘때문에 표적판이 미세하게 흔들렸는데 이게 타격감을 느끼게 했다.

20초도 안돼서 총알 5발을 모두 발사했다. 다른 사로를 보니까 나보다 천천히 쏘는 사람들이 많았다. 30초정도 더 기다리자 모두 사격을 종료했다. 표적판으로 가서 표적 종이를 교체했다. 내가 쏜 5발은 모두 종이에 맞아있었다. 그런데 내 옆의 사람이 내 표적판에다가 사격을 해서 구멍이 총 10개나 있었다. 그래도 별 얘기는 없는거 보니까 문제는 없는것 같았다. 분대장이 자기는 구멍이 거의 한개로 보인다면서 분대원들에게 자랑했다.

사격을 마치고 다시 계단을 내려와서 강당으로 안보교육을 들으러 갔다. 안보교육은 별로 특별한건 없었다. 북한군의 위협이나 전쟁시 예비군 소집과정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이었는데 내용이 너무 뻔하고 지루해서 굉장히 졸렸다. 주변을 둘러보니까 80% 이상의 사람들이 자고 있었다. 나도 30분 정도는 어떻게 버텼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다.

잠시후 박수치는 소리에 일어났다. 나도 열심히 박수를 쳤다. 안보교육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강당 밖으로 나가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나도 줄을 섰다. 점심은 도시락이었다. 줄을 따라 이동하면서 처음에는 쟁반을 하나씩 들고 그 위에 수저, 도시락, 된장국, 음료수, 생수를 하나씩 올렸다. 쟁반을 들고 바로 앞에 있는 식당 건물로 들어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도시락을 열었다.

도시락은 생각보다 굉장히 훌륭했다. 먼저 밥과 된장국이 따로 있고 반찬통에는 생선까스, 닭고기튀김, 불고기, 달걀말이, 김치, 멸치볶음, 시금치나물, 과일 샐러드 등이 있었다. 거기다 과일 음료수와 생수 한병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호화롭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회에서 이만한 밥을 먹으려면 8천원 정도는 내야할것 같았다. 맛을 음미하며 맛있게 먹었다.

밥을 다 먹고 쟁반에 쓰레기를 담아서 식당 밖으로 나와서 버렸다. 쓰레기통이 플라스틱,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등으로 잘 분류되어 있어서 깔끔하게 버릴수 있었다. 밥을 다 먹고나자 점심시간이 30분정도 남아있었다. 식당으로 다시 들어가서 책상에 엎드려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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