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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예비군 훈련-3

동식 2016.06.27 18:00

12시 50분 정도 되서 잠에서 깼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전보다 줄어 있었다. 이제 슬슬 오후 훈련을 준비할 시간인것 같았다. 나도 식당 밖으로 나왔다. 예상대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내 분대를 찾았다. 담배피는 곳에 분대장이 있었다. 분대장이 이제 한명만 더 오면 다 모여서 출발하겠다고 했다. 잠시 기다리자 마지막 한명이 왔다. 다음 훈련지로 출발했다.

다음 훈련은 각개전투였다. 각개전투는 여러 장애물이 설치된 모의전장을 분대장의 신호에 맞춰 달려서 통과하는 훈련이다. 각개전투의 압권은 역시 누워포복이었다. 누워포복은 업드려포복으로도 통과할수 없을 정도로 낮게 설치된 철조망을 밑으로 통과하기 위한 포복법이다. 실제 전쟁에서는 적의 전진을 막기 위해서 철조망을 3겹 4겹으로 거미줄처럼 두껍게 치기 때문에 자르고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워포복을 하는 방법은 먼저 철조망 앞에서 머리를 앞방향으로 하고 땅에 바짝 눕는다. 그리고 오른팔로 총을 잡아서 가슴에 안는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왼팔과 두 다리의 힘만으로 앞으로 전진한다. 누워포복으로는 생각보다 빠르게 전진할수가 없다. 포복거리가 3미터 정도 되서 약간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바닥에 고무매트가 깔려 있어서 옷이 흙범벅이 되는일은 없었다. 각개전투를 모두 마치고 다음 훈련지로 이동했다.

다음 훈련은 화생방이었다. 이동중에 분대원들이 농담으로 진짜 가스실에 들어가는거 아니냐고 말했다. 다행히 그런일은 없었다. 대신 방독면 마스크가 10개 놓여져 있고 그걸 써보는 훈련을 했다. 화생방 훈련은 전쟁중에 화학 무기, 생물학 무기, 방사능 무기가 전장에 떨어졌을때 방독면을 써서 생존시간을 늘리기 위한 훈련이다. 공기중에 퍼진 화생방 입자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게 되면 치명적인 장기부전을 일으켜서 즉사하게 되기 때문에 방독면은 화생방전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도구가 된다.

방독면을 쓰는 방법은 먼저 머리 고정끈을 적당히 풀어서 머리에 들어가게 한다음 머리에 잘 쓴다. 그다음 방독면을 얼굴에 잘 맞추고 머리 고정끈을 조여서 단단하게 밀착시킨다. 마지막으로 목뒤끈을 꽉 조여서 방독면이 실수로 풀리지 않게 한다. 다 착용한 뒤에는 공기가 잘 차단되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확인하는 방법은 마스크 입부분에 있는 공기정화통을 손으로 잘 막은 다음 숨을 쉬어보면 된다. 숨이 안쉬어진다면 공기정화통 부분 이외에는 공기가 모두 차단된 것이니 성공이다. 만약 숨이 쉬어진다면 마스크의 다른 부분으로 공기가 새어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니 마스크를 다시 얼굴에 잘 밀착시켜야 한다.

화생방 훈련을 모두 끝내고 다음 훈련지로 이동했다. 다음 훈련은 검문검색이었다.

검문검색은 전쟁터에서 차량이나 사람을 철저한 검색후에 안전하게 통과시키기 위한 훈련이다. 먼저 좁은 도로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3중으로 차단벽을 세운다. 그리고 차량이 접근하면 먼저 1차 차단벽을 열어서 차량을 통과시키고 다시 닫는다. 그러면 차량은 2차 차단벽 앞에서 멈추게 된다. 이때 1차 차단벽과 3차 차단벽에 있는 엄호자는 총으로 차량을 조준한 상태로 대기한다. 이런식으로 앞,뒤로 완전히 포위한 상태에서 2차 차단벽에 있는 검문자가 차량으로 접근해서 검색을 실시한다. 만약 차에 아무 이상이 없으면 검문자는 "이상 무!"라고 외치고 2차,3차 차단벽을 열어서 차를 통과시킨다. 하지만 만약 차 안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검문자는 재빨리 뒤로 피하면서 "적 발견!"이라고 외친다. 그러면 분대장이 "사격개시!"라고 외치고 1차와 3차 차단벽에 있던 엄호자들이 일제 사격을 가해서 제압한다.

물론 이건 훈련이기 때문에 진짜로 쏘지는 않았다. 총도 전부 가짜총이고 차도 굴러가는 차가 아니라 바퀴도 없는 고물차를 검문지점에 미리 갖다놓고 훈련을 했다. 그래도 나는 이 훈련은 처음 받아봐서 상당히 신기했다. 훈련을 마치고 다음 훈련지로 이동했다. 상당히 더운 날이었는데 훈련을 많이 받다보니까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팠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동사무소에서 받던 훈련은 진짜 편한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훈련은 구급법이었다. 흔히 말하는 인공호흡법으로, 호흡이나 심장이 멈췄을때 심폐마사지를 하고 인공호흡을 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이었다. 사람의 상체와 비슷하게 생긴 공기인형이 놓여져 있어서 그걸로 열심히 훈련을 했다. 이런건 실습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외에도 대공사격 등 많은 훈련을 했다. 모든 훈련을 다 마치고 강당으로 돌아왔다. 그때 시간이 3시 정도였는데 벌써 강당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 분대가 거의 꼴찌로 들어온것 같았다. 어쨌든 파일을 제출하고 자리에 앉아서 3시 30분이 되길 기다렸다.

3시 30분이 되자 퇴소가 시작됐다. 단상위에 있는 소위가 조 이름을 호명하면 해당 조는 단상앞으로 나와서 잠시 모였다가 곧 2줄로 서서 강당을 나갔다. 3시 50분 정도 되니까 강당안이 거의 텅 비었다. 드디어 우리 조가 호명되었다. 재빨리 단상앞에 모인뒤에 강당을 나왔다. 강당을 나오자 소령 한명이 문앞에서 간단하게 복장 체크를 했다. 방탄과 탄띠를 잘 가지고 있는지 보는것 같았다. 분대장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작별 인사를 하고 퇴소 수속을 하기 위해서 인도인접장으로 갔다.

인도인접장에 와서 퇴소 사인을 했다. 교통비 6천원을 받았다. 훈련필증이 누구나 한장씩 가져갈수 있게 책상에 놓여져 있었다. 훈련필증은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는 증명서 같은 것이다. 나는 필증은 필요없어서 그냥 나왔다. 훈련필증은 나중에 예비군 홈페이지에서도 뽑을수 있다.

내려가는 길에 장구류 대여소에 방탄과 탄띠를 반납했다. 올라올때는 오른막길이어서 힘들었는데 내려가는 길은 매우 상쾌했다. 오늘은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성취감이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가 30분에 한대씩 온다는 말을 듣고 그냥 포기하고 택시를 불러서 탔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이불속이 푹신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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